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 중앙. 사람들이 카메라를 꺼내며 모여든다. 그 앞에는 커다란 고래 조형물이 전시되어 있고, 누구도 믿기 어려울 만큼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다. 더욱 놀라운 건, 이 고래가 전부 레고 블록으로 조립되어 있다는 점이다. 색, 질감, 곡선 하나까지 완벽하게 표현된 이 작품은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예술에 가깝다. 그리고 이걸 만든 사람은 바로 레고모델조립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
아이들의 장난감이라 여겨졌던 레고가 이제는 하나의 산업이 되고 있다. 특히 설계도 없이 머릿속 상상만으로 블록을 조립하는 전문가들이 있다. 이들은 일반 조립 설명서에 의존하지 않고, 자유롭게 설계하고 조립하는 창작의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전 세계에서 그 전문가로 인정받는 이들은 매우 제한된 수만 존재한다.

레고모델조립사란 어떤 직업일까?
레고모델조립사는 단순히 블록을 끼워 맞추는 사람이 아니다. 이들은 건축, 조형, 시각 디자인 감각을 모두 갖춘 블록 기반 예술가이자 전문 기술자다. 본사의 설계 도면 없이, 레고 블록 수천~수만 개를 가지고 조형물을 완성한다. 주어진 테마나 컨셉만으로 공간과 구조를 파악하고, 눈에 보이는 이미지를 손으로 직접 구현해낸다.
전 세계에는 이들을 공인하는 ‘레고 인증 전문가(LEGO Certified Professional)’ 제도가 있다. 레고 본사에서 창의력, 기술력, 포트폴리오, 전시 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극소수에게만 자격을 부여한다. 공식 인증을 받은 사람만이 ‘레고모델조립사’ 또는 ‘레고 마스터 빌더’로 불린다.

어디에서 일할 수 있을까?
레고모델조립사들은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레고랜드 테마파크, 레고 공식 전시 프로젝트, 브랜드 마케팅 협업, 예술 전시회 등에서 대형 작품을 제작한다. 또한 유튜브, SNS, 아트 페어 등에서 자신만의 작품을 선보이며 작가로 활동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기업 홍보용 조형물, 학교 교육용 콘텐츠, 건축 모형 개발, 그리고 온라인 레고 강의와 출판 활동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블록 하나하나를 다루는 정밀함은 물론, 공간과 구조에 대한 이해도, 예술적 감각까지 두루 갖춰야 하는 직업이다.

연봉과 안정성은 어떨까?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는 건 바로 이 직업의 수입과 지속 가능성이다. 레고모델조립사는 기본적으로 프리랜서가 많다. 하지만 레고 본사의 인증을 받고 활동하는 경우, 브랜드 협업 프로젝트 단가가 매우 높고, 예술성과 희소성 덕분에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가진다.
공식 인증자는 대형 전시물 1건당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계약이 가능하고, 연간 작품 수에 따라 수입이 천차만별이다. 반면, 비공식 활동자들도 개인 채널 운영, 강의, 작품 판매 등으로 수입을 창출할 수 있다. 아래 표는 활동 범위별 수익과 직업 특성을 비교한 내용이다.
항목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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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명 | 레고모델조립사 / 레고 마스터 빌더 / LEGO Certified Professional |
평균 수입 | 월 250만 원~900만 원 (작품 규모와 브랜드 협업 여부에 따라 상이) |
필요 역량 | 창의력, 공간 구성 감각, 레고 블록 구조 이해, 미술·디자인 지식 |
활동 장소 | 레고랜드, 박람회, 기업 전시, 유튜브, SNS, 교육기관 등 |
정년/노후 | 프리랜서 중심 → 정년 개념 없음 / 개인 브랜드로 평생 활동 가능 |
자격 제도 | LEGO Certified Professional (레고사 심사 후 자격 부여) |

40~60대도 도전 가능한 직업일까?
많은 사람들이 “젊은 사람들만 하는 일 아니야?”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레고모델조립사 중에는 은퇴 후 제2의 인생으로 이 일을 시작한 사람도 많다. 창의력과 손재주, 인내심이 있다면 나이와는 무관하게 도전할 수 있다. 오히려 40대 이상이 가진 깊이 있는 미감, 집중력, 실내 취미 생활에 대한 이해도는 이 직업에서 강점으로 작용한다.
또한, 레고는 이제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교육, 전시, 예술, 심리치유로까지 확장된 산업이다. 이를 기반으로 강의, 전시, 창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한 조립 기술을 넘어선 ‘직업적 확장성’도 매우 높은 편이다.

단순한 조립? 아니다. 손으로 짓는 예술이다
레고모델조립사는 손에 쥐어진 작은 블록들을 하나의 조형물로 바꾸는 예술가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설계도가 있고, 손에는 수천 개의 조각이 있으며, 마음속에는 완성될 작품이 있다. 설계도 없이 상상만으로 구조물을 만들 수 있다는 건, 단순한 재주가 아니라 숙련된 감각과 연습의 결과다.
세상의 모든 물체를 블록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그것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기술력은 디지털과 수작업이 융합되는 시대에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자산이다. 이들은 블록 하나하나에 생명을 불어넣으며, 창의성과 감동을 동시에 전달하는 사람들이다. 누구나 어릴 적 꿈꿨던 레고 놀이가, 어떤 사람에겐 평생의 직업이자, 손끝으로 완성하는 예술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