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직업들

물티슈 첫 장이 잘 안 나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실험하는 테스터

아기 기저귀를 급히 갈아야 할 때,
갑자기 소스가 흘러내려 손을 닦아야 할 때,
혹은 식탁 닦으려다가 물티슈를 잡아당겼는데
첫 장이 찢기거나, 안 나오거나, 세 장이 한꺼번에 나올 때가 있다.

누군가는 그냥 넘기지만,
이 작은 불편함을 절대로 무시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는 물티슈 뚜껑을 열고,
하루에 수십 번을 잡아당기며
첫 장의 상태, 당기는 각도, 끊김 정도, 재질 밀착도를 측정한다.

그 직업은
물티슈 테스트 전문가,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첫 장이 잘 나오는지’를 실험하는 물티슈 전용 테스터다.

생활 속 불편함을 수치로 바꾸는 직업

이 직업이 다루는 대상은 아주 단순하다.
뚜껑을 열고, 실링지를 벗기고, 물티슈를 뽑아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 첫 장이 몇 초 만에 노출되는지
  • 접착 실링이 과하게 붙어 있는지
  • 뽑을 때 어떤 각도에서 잘 빠지는지
  • 한 장만 나오는지, 두세 장이 같이 딸려 나오는지
  • 손에 감기는 감촉은 어떠한지
    모든 걸 기록하고 분석한다.

이들은 단순히 ‘나와요/안 나와요’를 따지는 게 아니라
사용자의 상황을 시뮬레이션해서
실제 소비자가 느낄 불편의 확률을 줄이는 작업
을 한다.

첫 장은 특히 중요하다

첫 장은 단지 물티슈의 시작이 아니다.
그 브랜드의 첫인상이기도 하다.
첫 장이 잘 안 나오면 소비자는 짜증을 느끼고
그 경험이 제품의 품질로 이어진다고 여긴다.

그래서 물티슈 실험원은
첫 장을 당기는 방식 자체부터 연구한다.

  • 왼손잡이, 오른손잡이 테스트
  • 위에서 눌러 당기기 vs 측면에서 비틀어 잡기
  • 물기가 많은 상태에서의 미끄러짐 테스트
  • 실링이 과도하게 남은 제품, 혹은 덜 붙은 경우 비교 실험

이처럼 단순한 ‘첫 장 실험’은
사람, 각도, 습도, 압력, 재질 등 수십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연결된 고난도 품질 평가이기도 하다.

한눈에 보는 물티슈 첫 장 실험 전문가의 세계

항목내용
직업명물티슈 테스터, 위생용품 품질 평가원, 생활용품 실사용 실험자
주요 업무물티슈 첫 장 추출 실험, 실링·포장 상태 분석, 다장 추출 방지 테스트
수입 수준프로젝트당 10만~40만 원 / 품질관리팀 정규직은 연 3000만~4500만 원
필요 역량소비자 시뮬레이션 능력, 손 감각 민감도, 관찰력, 반복 테스트 인내심
활동 분야생활용품 브랜드 R&D, 위생용품 품질관리실, 외주 시제품 테스트 등

이 실험이 까다로운 이유

첫 장만 따로 테스트한다는 건
실제로는 꽤나 번거로운 일이다.
왜냐하면 전체 제품 중 첫 장은 딱 한 번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한 박스에 들어있는 물티슈 30~50개를 전부 개봉해
하나씩 꺼내보는 작업을 수십 번 반복한다.

그리고 같은 실험을
다양한 온도 환경에서,
세게 흔들었을 때 vs 정적으로 보관했을 때,
실링이 완전히 마른 경우와 방금 생산된 따뜻한 제품에 각각 시행
한다.

이처럼 정해진 ‘표준 상태’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실사용 시의 수많은 변수까지 고려하는 직업이다.
그래서 단순한 실험이지만,
가장 현실적인 감각이 요구되는 포지션이다.

소비자의 손끝 감각을 수치로 잡아내는 일

소비자는 무의식적으로 “이거 좀 불편해”라고 느끼지만
왜 그런지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는다.
그 느낌을 분석하고 구조화하는 게 바로 이들의 일이다.

  • 손가락이 걸리는 부분이 너무 짧은가?
  • 실링을 뜯을 때 잔여 비닐이 방해되나?
  • 첫 장과 두 번째 장이 밀착되어 잘 안 떨어지는가?
  • 처음 당겼을 때 장력이 너무 약해서 끊어지진 않는가?

이런 모든 ‘감각’을
수치와 그래프로 만들고,
개발팀에 피드백으로 전달해
제품 개선을 이끌어내는 것.
그게 바로 물티슈 테스터의 역할이다.

무심코 넘긴 불편함을 대신 느껴주는 사람들

우리는 그저
‘안 나오네’ 하고 한숨 쉬거나
‘아 또 두 장 나왔네’ 하고 말지만,
어딘가에선 그걸 매일 수십 번씩 반복하며
더 나은 한 장을 만들기 위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그들이 반복해서 뽑고, 기록하고, 비교하고, 분석한 결과가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당겨도
딱 한 장이 예쁘게 나오는 ‘편안함’을 만든다.

그리고 그 직업은,
물티슈 첫 장 실험 테스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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