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직장이 있다.
햇빛도 없고, 창문도 없고,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다.
그곳은 바로 바다 밑 수백 미터 아래를 항해하는 잠수함 내부다.
그런데, 이 극한의 밀폐 공간에서도 누군가는 뜨거운 프라이팬을 흔들고,
국을 끓이고, 빵을 굽고, 수십 명의 식사를 매일 세 끼 준비하고 있다.
바로 이 사람이 바다 밑에서 일하는 잠수함 요리사다.
모두가 어둠 속에서 긴장하고 있을 때,
유일하게 따뜻한 위안을 주는 직업이기도 하다.
잠수함 요리사는 어떤 일을 할까?
잠수함 요리사는 해군 또는 국가 전략 자산인 잠수함 안에서
수십 명의 승조원이 일정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매일 식단을 계획하고, 요리하고, 보급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문제는 이곳이 지하도 아닌 ‘수중 수백 미터’ 아래라는 점이다.
좁고 환기 안 되는 주방, 흔들리는 기체, 한정된 식재료 안에서
수개월간 창의력과 체력, 조직력이 모두 요구되는 초고난도 주방 환경이다.
특히 핵잠수함이나 장기 작전용 잠수함의 경우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상태에서 최소 60일 이상 독립적으로 식사를 책임져야 한다.
왜 이 일이 그렇게 중요한가?
잠수함은 전쟁 상황에서 완전히 고립된 채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공간이다.
이때 가장 큰 정신적 버팀목 중 하나가 바로 ‘식사’다.
승조원들은 좁고 어두운 공간에서
수면, 휴식, 근무, 통신이 제한된 상태로 오랜 기간을 보내기 때문에
식사는 단순한 ‘영양 보충’이 아니라 정신 안정과 사기 유지의 핵심 요소다.
그래서 잠수함 요리사의 역량은 곧
잠수함의 전투력, 작전 지속 능력과도 직결된다.
해군에서는 실제로 이 직무를 전투 지원 요원 중 가장 핵심 인력으로 간주한다.
한눈에 보는 잠수함 요리사의 직업 정보
| 항목 | 내용 |
|---|---|
| 직업명 | 잠수함 요리사, 해군 조리병(수중전 전담), Submarine Chef |
| 주요 업무 | 수중 밀폐 공간 내 식단 기획, 조리, 식자재 보급 및 보관 |
| 수입 수준 | 군직일 경우 연 3000만~5000만 원 / 민간계약 시 연 6000만~1억 원 이상 가능 |
| 필요 역량 | 조리 기술, 위생 관리, 장기 보존식 이해, 협업 능력, 정신적 안정성 |
| 활동 조건 | 햇빛 없음, 고압 환경, 인터넷 차단, 한정된 공간에서 수십일 이상 생활 |
40~60대도 가능한 일일까?
일반 군 복무 외에도,
현재는 민간 계약 형태로 잠수함 요리사를 모집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해상 엔지니어, 선박 주방 경력자, 조선소 안전관리 경험자 등
바다 위 혹은 아래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40~60대 지원자에게 유리하다.
중요한 건 요리 실력 이상으로 체력과 스트레스 관리 능력이다.
창문도 없고, 시계도 보기 힘든 공간에서 며칠씩 생활해야 하므로
정신적으로 무너지지 않고 동료와 협업할 수 있는 사람이 적합하다.
또한, 장기 보존 식자재로 맛있게 요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냉동 닭가슴살, 통조림 버섯, 건조채소 등
일반 식당과는 전혀 다른 조리 조건이기 때문에
이 직업엔 ‘창의적인 인내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직업, 실제로 얼마나 극한일까?
잠수함 주방의 크기는 평균 좁은 원룸 크기 정도다.
환기는 제한되고, 가스·전기 모두 안전 장치가 철저하다.
조리할 땐 고온·고습 환경이며,
밤낮이 바뀐 상태에서 교대 근무하는 동료들의 식사 시간을 다르게 맞춰야 한다.
또한 보관 공간이 적기 때문에
식자재의 재고량, 유통기한, 예상 소비량을 미리 계산하고 배분해야 한다.
심지어 사재기처럼 하루치 이상으로 요리해 놓으면 징계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만큼 이 일은 정밀한 계획과 운영 능력, 꾸준한 책임감을 요구하는 직무다.
어둠 속에서도 따뜻한 한 끼를 만드는 사람들
잠수함은 말 그대로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도시다.
그리고 이 도시에서 유일하게 불이 켜지는 곳,
뜨거운 물이 끓고, 식기가 부딪히는 소리가 나는 곳은
바로 요리사의 주방이다.
잠수함 요리사는
비좁고 답답한 공간 속에서도 웃음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입맛이 없어도 먹게 만들고, 긴장 속에서도 위안을 주며
심지어 생일이나 기념일 같은 날엔
작은 케이크 하나로 눈물을 자아내는 역할도 한다.
세상에서 가장 깊고 어두운 곳에서
누군가는 묵묵히 밥을 짓고 있다.
그리고 그 직업은,
잠수함 요리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