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직업들

사람들은 소리 지르며 즐기지만 침묵 속에서 사고 막는 직업

경기도의 한 놀이공원.
오전 8시, 개장 두 시간 전인데도 놀이기구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롤러코스터는 철컥철컥 소리를 내며 트랙을 따라 돌고,
바이킹은 조용히 시운전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시간, 놀이공원 안은 적막하다.
관객은 없다.
대신, 헬멧을 쓰고 정비 장비를 든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람들이 놀기 시작하기 전, 누구보다 먼저 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는 이들.
이들이 바로 ‘어트랙션 테크’다.

겉은 놀이기구지만 속은 ‘중장비’ 수준이다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타는 롤러코스터.
그 안에는 고압 유압장치, 브레이크 시스템, 전자센서, 하중 측정기까지
말 그대로 첨단 기계가 복합적으로 엮여 있다.

어트랙션 테크는 이 모든 시스템을 매일 점검하고, 시운전하고, 고장 여부를 확인하는 사람들이다.
기계 공학, 전기 제어, 구조 안정성까지 고려하면서,
놀이기구가 언제 어떻게 멈춰야 하는지까지 설계된 방식대로 움직이는지 체크해야 한다.

특히 놀이기구는 중력을 이용해 사람을 공중으로 날리거나, 뒤집거나, 고속 회전시키는 구조이기 때문에
단 하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들은 놀이공원이 개장하기 훨씬 전부터 움직이며,
가장 많은 테스트와 리셋을 반복하는 직업이기도 하다.

놀이가 아닌 ‘생명’을 다루는 일

많은 사람들은 놀이기구를 타며
“기계니까 당연히 안전하겠지”라고 생각하지만,
그 기계를 유지하고 매일 점검하는 사람이 없으면
그건 단순한 고철 덩어리에 불과하다.

어트랙션 테크는 단순히 기계만 점검하는 게 아니다.
고객의 생명과 직결된 안전 설비 전체를 컨트롤하는 사람이다.
특히, 비오는 날, 강풍 예보가 있는 날, 극한 온도 변화가 있을 땐
운행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이 정도 바람이면 운행을 중단하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현장 최종 판단자이자 안전의 책임자다.

한눈에 보는 어트랙션 테크의 직업 정보

아래는 놀이기구 안전 기술자로서의 업무, 수입, 자격요건 등을 정리한 표다.

항목내용
직업명어트랙션 테크, 놀이기구 유지보수 기사, Attraction Technician
주요 업무놀이기구 점검, 시운전, 전기·기계·유압 점검, 사고 예방
활동 분야놀이공원, 테마파크, 워터파크, 모션 시뮬레이터 업체 등
수입 수준초봉 월 250~300만 원 / 연 4000만~6000만 원 / 팀장급 7000만 원 이상
필요 자격기계·전기 관련 기사 자격증, 산업안전관리자, 중장비 자격 등
위험 요소고소 작업, 유압 누출, 전기 쇼크, 무리한 야간 근무 등

40~60대도 할 수 있을까?

이 직업은 체력보다는 정밀성과 책임감이 중요한 영역이라
40~60대에게도 적합하다.
특히, 기계 정비 경력자, 전기 기술 보유자, 시설 안전관리 분야 경험이 있다면
놀이공원 측에서도 즉시 실무 가능한 인재로 환영받는다.

실제로 국내 테마파크에서는
정년 퇴직 후 재계약 형태로 계속 일하는 중장년 어트랙션 테크들도 많다.
놀이기구는 대부분 24시간 운영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어
야간 정비조, 새벽 시운전조 같은 형태로 근무가 나뉘는데,
이런 교대 근무는 오히려 일정 관리가 유연한 중장년층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비명’이 아닌 ‘안전’을 설계하는 사람들

사람들은 놀이기구를 타며 소리 지르고 웃지만,
그 뒤에선 말없이 장비를 점검하고,
볼트 하나, 배선 하나까지 매일 확인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트랙션 테크는 그 누구보다도 조용한 공간에서,
남들은 보지 않는 기계의 내부를 들여다보며 사고를 예방한다.
불이 나기 전에 끄는 사람, 고장 나기 전에 고치는 사람,
바로 그들이 없다면 우리는 안전하게 놀 수도, 웃을 수도 없다.

이 직업은
즐거움 뒤에서 묵묵히 ‘책임’을 짊어진 사람들의 이야기다.
화려하진 않지만, 없어선 안 될 필수 직업이다.
그리고 지금도, 이른 새벽 놀이기구를 혼자 타보며
“이 정도면 괜찮다”고 속으로 중얼거리는 사람이 있다.
그가 바로, 어트랙션 테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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