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는 왜 그렇게 차가운 곳에 있을까?
초밥집에서 가장 고급 식재료로 손꼽히는 참치, 그중에서도 ‘혼마구로’라 불리는 최고급 참치는
잡히는 순간부터 섭씨 영하 60도 이하의 초저온 상태로 보관된다.
이유는 단순하다.
참치는 사망 후에도 근육 속 효소 반응으로 인해 빠르게 부패하기 때문에
잡자마자 순간 냉동하지 않으면 고급 부위의 색과 맛, 조직이 망가진다.
그래서 참치는 ‘냉동’이 아닌 초저온 냉동이 기본이다.
문제는 이 온도에서 사람이 장시간 일한다는 점이다.
이 극한 환경에서 참치를 정밀하게 해체하는 직업이 존재한다.

이 직업의 공식 명칭은?
대형 참치 전문 시장이나 수산 유통업체에서
영하 60도의 저장고 안에서 초저온 냉동 참치를 손질하고 해체하는 전문 직종을
우리는 흔히 ‘참치 해체사’라고 부르지만,
정식 명칭은 “초저온 수산물 가공 작업자” 또는 “참치 해체 기술자”다.
냉동 상태의 참치를 해동 없이 바로 톱과 칼로 절단하고 가공하는 고기술직으로
정확한 손기술, 체력, 감각, 그리고 무엇보다 극한의 추위에 버티는 인내심이 요구된다.

영하 60도, 사람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영하 60도에서는 맨살이 노출되면 단 몇 분 안에 동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작업자는 방한복 3중 레이어, 두꺼운 고무장갑, 방한 부츠, 귀덮개, 김서림 방지 고글까지 착용한다.
하지만 이 정도 보호구를 착용해도 오래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은 20분에서 30분 정도가 한계다.
그래서 대부분의 작업장은
- 20~30분 작업 -> 10~15분 외부 대기실에서 체온 회북 → 재진입
이런 방식으로 교대 작업을 반복하며 하루 6~8시간씩 일하게 된다.
단순히 추운 게 아니라,
손끝 감각이 없어지는 환경에서 수백만 원짜리 참치를 정확히 절단해야 하기에
육체적 피로보다 정신적 집중이 더 힘들다는 이들도 많다.

어떤 도구를 사용하는가?
영하 60도의 냉동 참치는 해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날카로운 칼’만으로는 자르기 어렵다.
그래서 참치 해체에는 다음과 같은 특수 장비가 필요하다.
- 톱 형태의 초저온 절단기: 전기톱처럼 생긴 특수 장비
- 참치 전용 해체 칼(마구로보초): 1m가 넘는 일본식 긴 칼
- 해체용 쐐기와 망치: 뼈 사이를 분리할 때 사용
- 디지털 온도계: 내부 온도 확인용
- 계량 저울 및 부위별 분할 트레이: 부위 정렬과 무게 측정용
작업자는 한 마리당 수십 킬로그램이 넘는 참치를
정확한 해체 순서와 각도로 잘라내야 하며,
절단 단면이 거칠어지거나 육질이 깨지면 상품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정확성과 속도 모두 중요하다.

하루 작업량과 루틴은?
초저온 창고 안에서는 한 번에 2~3마리 정도의 참치만 꺼내어 해체한다.
한 마리당 평균 50~100kg
해체 시간은 1마리에 20~30분, 보관·세척·포장까지 하면 총 1시간 이상이 걸린다.
- 창고 안에서 전체 길이 확인 및 해체 각도 설정
- 머리 제거, 꼬리 제거 → 척추 따라 반으로 절단
- 뱃살(오도로), 등살(아카미), 꼬리살 분리
- 내장 제거 및 손질, 뼈와 근막 정리
- 부위별 포장, 중량 체크, 등급 분류
전체 작업 중 30~40%는 칼 기술,
나머지는 온도 적응력과 체력,
그리고 정신 집중력이 핵심 역량이다.

어떤 사람이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이 직업은 전문성이 매우 높지만,
공식적인 자격증은 아직 많지 않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춘 사람이 선호된다.
- 참치 해체 훈련 이수자(숙련자에게 수년간 견습 후 독립)
- 수산물 유통업체 근무 경험자
- 초저온 작업 경험자(수산, 육류 가공 분야 포함)
- 방한복 착용 상태에서 고정밀 작업 가능한 사람
- 심혈관·호흡기 질환 없는 건강한 성인
또한, 체력과 감각뿐 아니라
극도로 조용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잘 견디는 성격이 필요하다.

한눈에 보는 초저온 참치 해체 작업자의 정보
항목 | 내용 |
---|---|
직업명 | 초저온 참치 해체 기술자, 수산물 가공 고소온 작업자 |
주요 업무 | 영하 60도 창고 내 참치 해체, 손질, 부위 분리 및 포장 |
근무 환경 | 실내 초저온(-60℃) / 방한복 착용 필수 / 30분 교대제 |
수입 수준 | 초봉 월 280만~350만 원 / 숙련자 월 400~500만 원 / 수당 포함 시 더 상승 가능 |
필요 자격 | 고소온 작업 적응력 / 해체 기술 수습 경험 / 안전교육 이수자 우대 |
활동 분야 | 수산물 도매시장, 초밥 유통업체, 냉동 수산 가공공장, 항만 수출업체 등 |

눈에 띄진 않지만, 미식의 정점 뒤를 지탱하는 사람들
고급 초밥집에서 오도로 한 점을 먹는 사람은
그 한 점이 어디서 왔는지, 누가 손질했는지를 잘 모른다.
하지만 그 뒷단에는 영하 60도 냉동 창고 안에서,
손끝이 얼어가며 수십 마리의 참치를 해체하는 작업자들이 존재한다.
칼 한 자루, 톱 하나로
몇 백만 원짜리 식재료를 완성해내는 그 손끝은
미식 산업의 보이지 않는 핵심이다.
그리고 그들이 일하는 공간은,
가장 조용하면서도 가장 극한의 현장이다.
그 직업은,
초저온 참치 해체 기술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