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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 가능한 꽃 종류를 선별하고, 요리에 어울리는 꽃을 매칭하는 전문가

한식당에서 고운 연잎밥 위에 핑크빛 꽃잎이 살포시 얹혀 있었다.
프렌치 레스토랑의 디저트 접시엔 마치 수채화처럼 노란 금잔화가 흩뿌려져 있었다.
누구는 그게 그냥 장식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 꽃은 보기만 좋은 게 아니라, 먹어도 되는 꽃, 그리고 맛을 더하는 꽃이었다.

이 꽃들을 누가 고르고, 어떻게 어울리는 요리에 매칭했을까?
정답은 바로 에디블 플라워 전문가다.
이들은 단순한 ‘꽃 장식가’가 아니라
식용 가능한 꽃을 선별하고, 그 향과 색, 맛을 요리와 조화시키는 전문가다.

꽃이라고 다 먹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사람들은 종종 “예쁜 꽃이면 다 먹어도 되는 거 아냐?”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꽃은 식용이 아니다.
심지어 일부는 알레르기, 위장 장애, 두통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그래서 식용 가능한 꽃은 엄격한 기준에 따라 고르고,
농약 무처리, 무공해 재배 등 안전성을 확보해야만 사용할 수 있다.

에디블 플라워 전문가는 꽃의 종류별 성분, 독성 유무, 향 성분, 계절성까지 고려한다.
그리고 그것들을 단순히 식용으로 분류하는 걸 넘어서
어떤 음식에, 어떤 조리법에, 어떤 맛과 어울리는지 매칭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 보라색 비올라는 상큼한 디저트와 잘 어울리고
  • 데이지는 쌉싸름한 허브 샐러드와 조화롭고
  • 금잔화는 생선 요리의 기름진 맛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단순한 장식이 아닌, 오감의 균형을 만드는 일

꽃은 색이 예쁘고 향이 좋지만,
에디블 플라워 전문가에게 있어 꽃은 맛의 일부다.
그들은 꽃을 단순히 예쁘게 놓는 게 아니라,
음식의 온도, 질감, 향기, 심지어 식기의 색깔까지 고려해 매칭한다.

예를 들어, 한식 디저트의 경우
떡의 온도와 질감이 부드럽다면
입 안에서 가볍게 흩어지는 꽃잎이 필요하고,
튀긴 요리처럼 기름기가 많다면
산뜻한 향을 가진 허브 계열의 꽃이 더 어울린다.

이런 식으로 감각의 균형을 맞추는 작업
바로 에디블 플라워 전문가가 하는 일이다.

한눈에 보는 에디블 플라워 전문가의 세계

항목내용
직업명에디블 플라워 전문가, 식용 꽃 코디네이터, 푸드 플로리스트
주요 업무식용 가능 꽃 식별, 요리 매칭, 계절 꽃 제안, 푸드 스타일링
수입 수준프로젝트당 30만~200만 원 / 웨딩·광고·호텔 전속 시 연 4000만~8000만 원 이상
필요 역량식물학 지식, 미각 감수성, 색채 감각, 식재료 이해력, 식품 위생 관련 지식
활동 분야고급 레스토랑, 케이터링, 푸드 스타일링, 호텔, 방송 촬영, 플라워 클래스

꽃과 음식 사이, 예술의 접점을 설계하는 직업

이 직업은 요리사도 아니고, 플로리스트도 아니다.
그렇다고 식물학자도 아니다.
하지만 이 셋을 모두 아우르는 감각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들은 식탁 위에 놓인 꽃 하나가
음식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심지어 그 한 송이로 고객의 기분까지 바뀌도록 설계한다.

고급 레스토랑에선 꽃 하나로 ‘요리의 계절’을 표현하고,
웨딩 케이크에선 꽃을 통해 ‘신랑·신부의 분위기’를 보여준다.
그래서 이들은 단순한 식재료를 고르는 게 아니라
메시지를 전달하는 미각 디자이너라고도 불린다.

계절을 먹는다는 말이 어울리는 사람들

에디블 플라워 전문가는 ‘계절’을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직업이다.
왜냐하면 식용 가능한 꽃의 대부분은
계절성 작물이기 때문이다.
봄에는 팬지, 데이지, 금잔화, 민들레
여름엔 백합, 제라늄, 봉선화
가을에는 구절초, 코스모스
겨울에는 잎 꽃 위주의 한정 재배 식물이 사용된다.

그래서 이들은 단순히 “이번 달 예쁜 꽃 뭐 있어요?”가 아니라
“이번 계절엔 어떤 꽃이 건강에 좋고, 어떤 향이 요리와 맞는가”를 판단해야 한다.
특히 건강을 고려한 메뉴에는 항산화 성분이 많은 꽃, 면역력에 좋은 꽃을 제안하기도 하며
꽃차, 꽃주, 꽃절임까지 활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꽃으로도 먹고 살 수 있다는 말, 진짜였다

누군가는 “꽃으로 밥 벌어먹고 살 수 있냐”고 묻는다.
하지만 이 직업은 분명히 존재하고,
전통 궁중음식부터 미쉐린 파인 다이닝까지
꽃은 빠지지 않는 요리 연출 요소
가 되었다.

게다가 요즘은 SNS, 방송, 클래스, 레시피북, 웨딩 플래너 등
에디블 플라워 전문가의 활동 무대가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식재료 안전 기준이 강화되면서
전문적으로 꽃을 선별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즉, 꽃은 더 이상 ‘곁다리 장식’이 아니라
하나의 콘텐츠, 하나의 재료, 하나의 언어가 되고 있다.

입 안에서 피어나는 작은 정원을 디자인하는 사람

식용 꽃을 고르고,
그 꽃의 향과 색을 음식과 연결하고,
한 접시 위에 ‘자연’과 ‘미각’을 동시에 올리는 사람.

그들은 조용히 그 꽃잎을 하나하나 손질하고,
꽃의 얼굴을 가장 아름답게 보이도록 돌리고,
그것이 입 안에서 피어날 때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을 상상한다.

그 손끝에서,
계절이 요리에 담기고
기억에 남는 한 끼가 탄생한다.

그 직업은,
에디블 플라워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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