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일본 아사쿠사의 거리.
반짝이는 햇빛 아래 전통 건물들이 늘어선 골목 사이로
두 다리로 수레를 끄는 한 여성이 땀을 뻘뻘 흘리며 달린다.
그녀가 끄는 수레에는 관광객 두 명이 태워져 있고,
수레는 사람 키보다 큰 바퀴로 도로 위를 힘차게 굴러간다.
흔히 인력거라고 하면 남성의 전유물처럼 생각되지만,
지금 일본에선 젊은 여성들이 이 수백 킬로그램짜리 수레를 끌고 관광 가이드를 겸하는 모습이
하나의 전문 직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녀들의 직업은 인력거꾼,
일본에선 진리키샤 운전원이라고 불린다.

단순히 수레를 끄는 사람이 아니다
인력거꾼의 하루는 단순히 수레를 끄는 것 이상이다.
관광 명소를 오가는 수십 분 동안
고객에게 역사 설명, 건물 소개, 숨은 맛집 추천까지
가이드, 해설사, 접객 전문가 역할을 모두 수행한다.
이들은 고객과 마주하며 웃고,
사진을 찍어주고, 결혼기념일에는 특별 코스도 짜준다.
게다가 수레의 무게는 80kg 전후,
탑승자 2명의 평균 몸무게까지 더하면 총 200kg이 훌쩍 넘는 하중을 두 다리로 끌어야 한다.
단순히 ‘근육’이 아니라
균형 감각, 유연한 자세, 호흡 조절 능력까지 갖춰야 가능한 일이다.

일본에서 여성 인력거꾼이 늘고 있는 이유
최근엔 일본 전통 관광지가 ‘젊고 밝은 인력거꾼’을 마케팅 요소로 활용하면서
여성 채용도 적극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교토, 아사쿠사, 가마쿠라 같은 인기 지역에선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영어·중국어 안내가 가능한 여성 인력거꾼이 선호되기도 한다.
여성 인력거꾼의 경우
강한 인상보다는 밝은 에너지와 섬세한 접객 스타일이 장점으로 작용하며
리뷰와 재방문율이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
특히 혼자 여행 온 여성 관광객이나 커플 고객의 경우
여성 인력거꾼을 선호하는 비율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한눈에 보는 인력거꾼 직업 정보
항목 | 내용 |
---|---|
직업명 | 인력거꾼, 진리키샤 운전원, Rickshaw Guide |
주요 업무 | 전통 수레 운전, 관광 안내, 고객 응대, 사진 촬영 보조 |
수입 수준 | 월 평균 300만~600만 원 / 성수기엔 600만 원 이상 가능 |
필요 역량 | 하체 근력, 일본어 및 외국어 회화, 지역 역사 지식, 접객 매너 |
근무 환경 | 실외 이동형 근무, 기후 영향 큼, 정해진 코스 운행, 프리랜서 비율 높음 |

40~60대도 가능한 일일까?
이 직업은 육체적인 활동이 많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20~40대가 주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일본에선 중장년 인력거꾼도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노포 진리키샤 업체나 지역 특화 관광 운영단체에선
경험이 풍부한 50대 이상 인력거꾼이 역사 설명 전문가로 활동하기도 한다.
또한, 수레를 끄는 체력이 부담된다면
예약·정산 담당, 의상 관리, SNS 홍보팀으로 전환 근무도 가능하다.
기모노 착용을 직접 도와주는 역할이나
사진촬영 포즈 연출 등을 맡는 보조 퍼포머직도 생겨나고 있다.

전통을 두 다리로 끌고 나르는 사람들
기모노를 입고, 두 다리로 수레를 끌고,
골목을 따라 웃으며 달리는 사람들.
그들은 단순히 이동수단을 끄는 게 아니라
전통 문화, 지역 역사, 사람들의 기억을 함께 나르고 있다.
길 위에서 흘린 땀방울은
그 자체로 관객에게 잊지 못할 여행의 순간이 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강인하면서도 따뜻한 인력거꾼 한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여성이든 남성이든,
그 직업은 분명히 이렇게 부를 수 있다.
“두 다리로 전통을 지키는 사람.”
그녀는, 인력거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