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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m 이상 바람개비 구조물 위로 올라가 먼지와 얼음을 닦는 작업

바람을 만드는 구조물, 누가 어떻게 관리할까?

언덕 너머로 길게 늘어선 거대한 하얀 바람개비.
바로 풍력발전기다.
이 거대한 구조물은 하루 24시간 쉼 없이 회전하며 전기를 생산한다.
하지만 아무리 견고하게 만들어도,
바람을 맞고 눈·비를 그대로 맞는 야외 구조물은 먼지, 곰팡이, 얼음, 벌레, 소금기 등 각종 오염에 노출된다.
그래서 이를 직접 올라가서 닦는 사람들,
바로 풍력발전기 청소 작업자가 존재한다.

고소작업 중의 고소작업

일반적인 고소작업이라 해도 건물 옥상이나 간판 정도를 떠올리지만,
풍력발전기는 높이만 100~160m, 날개 길이는 50m를 넘는다.
작업자는 이 구조물 외벽을 로프 하나에 매달려 오르거나, 내부 승강기를 통해 터빈 정상까지 올라간 뒤 날개에 접근한다.
바람이 불면 날개가 흔들리고,
기온이 낮으면 표면이 얼음으로 덮이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높은 곳에 매달려 세척 장비를 이용해 날개를 닦고 점검하는 일이기 때문에
풍력 청소 작업은 고소작업 중에서도 가장 고위험 작업 중 하나로 분류된다.

왜 꼭 사람이 직접 올라가야 할까?

요즘 시대에 드론이나 로봇으로 자동 청소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풍력발전기는 그 크기와 각도, 표면 상태가 제각각이고,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표면 오염 상태(얼음, 염분, 송진, 유막 등) 역시 자동화로는 해결이 어렵다.
게다가 일부 오염은 날개의 공기역학적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밀 육안 점검과 수작업 세척이 필수
다.

특히 빙설이 붙어 있는 경우,
무게 증가로 인해 날개 회전이 불안정해지거나 파손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겨울철 청소는 사고 방지를 위한 예방정비 역할까지 수행한다.

사용하는 장비와 기술

이 작업은 고소 장비와 세척 기술이 모두 필요한 복합작업이다.

  • 로프 접근 장비: 전신 안전벨트, 하강 조절기, 충격 흡수줄, 자동 잠금 카라비너 등
  • 세척 장비: 고압 분사기, 세정제, 흡착 브러시, 극세사 윈도 브러시
  • 추운 지역용 도구: 스팀 제빙기, 항빙 코팅제, 열풍 건조기
  • 안전 감시 체계: 하단 감시자, 무전기, GPS 위치 추적, 기상 센서

모든 장비는 국제 고소작업 안전 기준(IRATA 등급)에 따라 사용되며,
작업 전에는 매번 점검, 테스트를 거친다.

하루 작업 루틴은 어떻게 될까?

하루 작업은 철저하게 기상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풍속 10m/s 이상이거나 비·눈이 내릴 경우 전면 작업 중단된다.

  1. 오전 6~7시: 기지 도착, 장비 점검, 팀별 작업계획 확인
  2. 오전 8시~10시: 풍력기지 이동, 안전 교육, 기상 체크
  3. 오전 10시~오후 3시: 승강기 또는 로프 이용해 상단 진입, 날개 청소
  4. 오후 3시~5시: 장비 회수, 청소 후 점검 기록 작성, 작업 종료

하루에 작업 가능한 날개는 평균 2~3개 정도이며,
높은 난이도의 발전기일 경우 1개 작업에 하루가 걸리기도 한다.

체력보다 중요한 건 ‘심리 안정성’

이 일은 단순히 체력만 요구되지 않는다.
바람 부는 100미터 높이에서 매달린 상태로 몇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극도의 집중력과 공포 조절 능력
이 요구된다.
작업자 중에는 고소공포증이 생겨 중도 퇴직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혼자 일하지 않고 2인 1조 또는 3인 1팀으로 움직이며,
상호 무전 연결을 통해 심리 상태, 이상 감지 등을 실시간 확인
한다.
기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혼자 위에서 판단하고 조치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 직무 역량이다.

누구나 할 수 있을까?

풍력발전기 청소 작업은 전문 교육과 실습을 반드시 수료해야만 가능하다.
보통 다음 조건을 갖춘 사람만 현장 투입이 가능하다.

  • IRATA(국제 로프 접근 기술자) 또는 SPRAT 자격증 소지자
  • 고소작업 안전교육 수료자
  • 건강검진 통과(심혈관, 고혈압 이상자 제한)
  • 실전 모의 훈련 30시간 이상 수료자
  • 응급처치 및 CPR 교육 이수 필수

국내에는 일부 풍력 유지보수 전문 업체가 존재하며,
해외 수출형 풍력 프로젝트에서는 고소작업 전문 인력을 고용하기도 한다.

한눈에 보는 풍력발전기 청소 작업자의 정보

항목내용
직업명풍력 발전기 청소 작업자, 고소 유지보수 기술자
주요 업무풍력발전기 날개·기둥 외부 세척, 제빙, 점검, 코팅 유지
근무 환경실외 100~160m 높이 / 바람·기온 변화 / 제한된 시간 내 작업 수행
수입 수준월 350만~600만 원 / 해외 프로젝트 및 고위험 수당 포함 시 700만 원 이상 가능
필요 자격IRATA Level 1~3 / 고소작업 안전교육 / CPR 및 응급처치 자격
활동 분야풍력발전 운영사, 고소작업 전문기업, 해외 프로젝트팀 등

바람이 쉬지 않듯, 그 위를 지키는 사람들

풍력발전은 친환경 에너지의 상징이지만,
그 효율과 안정성은 결국 현장을 지키는 기술자의 손에 달려 있다.
바람이 멈추지 않도록,
날개가 언제나 깨끗하고 균형 있게 회전하도록,
눈에 띄지 않지만 꼭 필요한 작업을 해내는 사람들.

100미터 위 하늘에 매달려,
바람과 얼음, 먼지와 싸우는 이들의 이름은
풍력발전기 청소 작업자다.
이 직업은, 단순한 청소가 아니라
에너지 흐름을 지탱하는 안전의 최전선에 서 있는 고도기술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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