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의 한 건물 옥상.
지하철이 끊임없이 오가고, 빌딩 숲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풍경 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작은 밭.

이곳엔 깻잎, 토마토, 상추, 쑥갓, 심지어 블루베리나 방울토마토까지
도심과는 어울리지 않는 작물들이 가지런히 자라고 있다.

그 밭을 가꾸는 사람은
농촌 출신도 아니고, 전업 농부도 아니다.
IT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이자,
주말이면 손에 호미를 드는 도시농부다.

흙 없이도 농사가 가능하다고?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서 농사를 어떻게 지어?”라고 묻는다.
그런데 요즘 도시농업은 흙이 없어도 가능하다.

옥상, 베란다, 공터, 폐교 운동장, 심지어 실내에서도

• 수경재배
• 배양토 플랜터
• 상자텃밭 키트
  같은 기술을 활용하면
  공간 제약 없이 작물을 기를 수 있다.

이걸 체계적으로 기획하고, 조성하고, 운영하는 사람이
바로 도시농업 전문가, 또는 도시농부다.

도시농업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다

예전엔 “그냥 베란다에서 상추나 키우는 거 아냐?” 정도로 생각했지만
지금 도시농업은 환경, 교육, 복지, 커뮤니티까지 연결된 전문 영역이 됐다.

• 기업 CSR 활동: 회사 옥상에 텃밭을 만들어 직원들이 함께 가꿈
• 아파트 단지 텃밭: 주민들이 자급자족하며 소통하는 공간이 됨
• 초등학교 텃밭 교실: 아이들이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는 교육용 농장
• 요양원 텃밭: 어르신들이 원예 치료로 정서적 안정을 찾는 장치

이처럼 도시농업은 단순히 ‘채소를 기르는 일’이 아니라
삶을 기르는 도시형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다.

한눈에 보는 도시농업 전문가의 현실

도시에서 농업을 실현하려면
식물 재배 지식은 물론, 공간 설계, 지역 네트워크, 교육 기획력까지 필요하다.

항목	내용
직업명	도시농업 전문가, 도시농부, 텃밭관리사, 옥상농장 디자이너
주요 활동	도심 내 농장 설계, 식물 재배, 교육 프로그램 기획, 유지관리
활동 분야	지자체 사업, 학교, 기업 복지, 커뮤니티센터, 시민단체 등
수입 수준	월 150만~400만 원 (프로젝트·프리랜서에 따라 상이)
자격 요건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증, 원예·조경·환경 관련 지식
사용하는 도구	상자텃밭, 수경재배기, LED 조명, 배양토, 자동관수 시스템 등

특히 서울, 부산, 수원, 대전 등 대도시 중심으로
지자체에서 ‘도시농업 코디네이터’를 정식 채용하는 경우도 많다.

농사짓는 도시 사람들, 왜 늘고 있을까?

바쁜 일상에 지쳐가는 도시민들에게
흙을 만지고, 씨를 뿌리고, 작물이 자라는 걸 보는 일은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치유의 경험이 된다.

하루 종일 컴퓨터를 보는 직장인에게는
주말의 1시간 텃밭 가꾸기가
자신의 마음을 회복시키는 시간이 되고,

혼자 사는 어르신에게는
상추가 자라는 모습을 보며
누군가와 다시 대화를 시작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런 효과 때문에
기업, 지자체, 학교, 심지어 병원까지
도시농업 전문가를 불러 텃밭을 조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AI와 기계가 대신 못 하는 ‘감각의 노동’

도시농부가 하는 일은
단순히 상추 키우는 게 아니다.
뿌리 깊은 식물의 성장을 보고,
햇빛과 온도, 습도, 물주기 리듬을 읽으며
사람과 식물이 함께 살 수 있도록 조율하는 일이다.

이건 인공지능으로도, 자동화 시스템으로도 완벽하게 대체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도시농업은 생명을 다루는 감각의 노동이기 때문이다.

• 그늘이 많다면 어떤 작물을 심어야 할지
• 아이들과 함께 기를 땐 어떤 식물로 수업을 설계해야 할지
• 할머니·할아버지가 허리를 덜 굽히게 하려면 어떤 상자를 써야 할지

이건 현장 경험과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도시에 뿌리 내리는 새로운 직업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옥상 위에서, 학교 뒤편에서,
아파트 단지 한쪽에서
조용히 흙을 만지고, 씨앗을 뿌리고,
내일의 푸른 잎을 상상하고 있다.

농사는 시골에서만 하는 일이 아니다.
도시에서, 누구보다 똑똑하게, 따뜻하게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직업은
‘도시의 뿌리를 바꾸는 사람’으로서
지금 가장 조용히, 가장 강하게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