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햇살이 비행장을 비추는 순간.
비행기를 띄우기 전, 활주로 위를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한 손에 망원경, 다른 손엔 조류 퇴치 장비를 든 ‘조류퇴치사’다.
이들은 말 그대로 비행장에 몰려드는 새들을 쫓는 직업이다.
언뜻 들으면 단순한 일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이들이 없으면 비행기는 제대로 이륙도 못 한다.
그만큼 항공 안전의 최전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숨은 직업이다.

조류퇴치사는 어떤 일을 할까?
조류퇴치사의 하루는 ‘관찰’과 ‘대응’으로 요약된다.
활주로 주변에 새들이 나타나지 않도록 새의 출현 패턴을 분석하고,
실제로 접근한 새들이 있다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한다.
- 경적, 폭음기, 레이저, 모형 독수리 등을 사용해 시각·청각 자극으로 새를 쫓음
- 날씨, 계절, 새의 종류별로 이동 경로와 습성을 분석
- 무리 지어 앉는 곳의 환경을 변화시켜 근본적으로 접근을 막는 방식 사용
이 모든 과정은 비행기 이륙 전과 착륙 직후, 가장 집중해서 진행된다.
한 마리의 새도 사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왜 ‘조류’를 퇴치해야 하는 걸까?
비행기가 이륙하거나 착륙할 때, 가장 위험한 건 새와의 충돌(Bird Strike)이다.
특히 제트 엔진에 새가 빨려 들어가면, 엔진 정지나 폭발로 이어질 수 있어 대형 참사로 번질 위험도 있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1년에 1만 건 이상의 버드 스트라이크가 발생하고 있으며,
아래와 같은 사고 사례도 있다.
연도 | 국가 | 내용 |
---|---|---|
2009 | 미국 | 허드슨강 기적, 엔진 양쪽에 새가 충돌 → 강에 비상착수 |
2017 | 러시아 | 이륙 직후 새 떼와 충돌 → 엔진 고장, 착륙 중 부상자 발생 |
2022 | 한국 | 김포공항 인근, 새로 인해 항공기 이륙 지연 40분 발생 |
이러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공항마다 조류퇴치 전문가를 상시 배치하고 있다.

연봉은 얼마나 될까? 위험수당도 있을까?
조류퇴치사는 공항 직영 혹은 외주 전문 업체 소속으로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근무 형태나 고용 주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연봉 자체는 나쁘지 않다.
구분 | 연봉 수준 (한화) | 특징 |
---|---|---|
신입 (초보) | 약 2,800만 원 ~ 3,200만 원 | 주간 + 야간 교대, 무경력 가능 |
경력자 | 약 3,500만 원 ~ 4,200만 원 | 새 분석 능력, 장비 숙련도 요구 |
팀장급 전문가 | 약 4,500만 원 이상 | 공항 시스템과 연계된 전체 운영 관리 |
외국 사례 (미국) | 연 4만~7만 달러 | 환경청·FAA 협력 하에 업무 수행 |
위험수당은 별도로 책정되기보다, 교대 근무수당·야간수당 형태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실적에 따라 성과급 제도도 일부 운영되고 있다.

조류퇴치사가 되려면?
이 직업은 특정한 자격증이 요구되진 않지만, 야외 활동과 관찰 능력, 동물에 대한 이해도가 중요하다.
또한 아래와 같은 조건을 갖추면 유리하다.
- 조류학 또는 생태 관련 전공자
- 군 출신 (특히 레이더·감시 장비 다뤘던 경우)
- 드론 사용 가능자
- 신체 건강하고, 불규칙 근무에 익숙한 사람
최근엔 드론과 AI를 활용한 조류 탐지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기술적 배경을 가진 사람도 환영받고 있다.

40~60대도 가능한 직업일까?
“이 나이에 공항에서 새를 쫓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중장년층 조류퇴치사는 많다.
관찰력과 책임감이 중요하고, 반복적이고 안정적인 업무가 중심이기 때문이다.
연령대 | 활동 가능성 | 역할 |
---|---|---|
20~30대 | 주로 야외 대응, 실무 중심 | 장비 운용, 신속 대응 |
40~60대 | 전략적 관찰, 조류 패턴 분석 중심 | 기록, 보고서 작성, 현장 지원 |
특히 은퇴 후 생태 관련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겐 꽤 매력적인 직업이 될 수 있다.

조류퇴치사의 하루 루틴, 실제로는?
- 06:30 공항 출근, 일일 새 출현 현황 체크
- 07:00~09:00 이륙 시간대 집중 관찰 및 퇴치 장비 운용
- 09:00~12:00 기록 정리 및 점심, 무인 장비 점검
- 12:00~15:00 주기별 조류 접근 빈도 분석, 대응 전략 수립
- 15:00~18:00 착륙 시간대 대응 준비, 장비 교체
- 18:00 이후 야간 조 또는 퇴근
이처럼 하루 종일 활주로를 주시하고,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용히 막는 일’이 이들의 임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비행의 안전을 지키는 사람들
우리가 비행기를 탈 때 아무렇지도 않게 하늘로 떠나는 그 순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류퇴치사들은 하루 종일 하늘을 보고, 땅을 지키고 있다.
그들의 일은 눈에 띄지 않지만, 그들이 없으면 비행기 한 대도 안전하게 뜰 수 없다.
새 한 마리가 수백 명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 직업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다.
항공에 관심이 있거나,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면
조류퇴치사라는 직업도 진지하게 고려해볼 만하다.
“비행기 뒤에는 조종사만 있는 게 아니다.
조류퇴치사도 함께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