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직업들

하루 종일 게임만 하는데, 그게 직업이라고?

아침 9시, 게임 전용 테스트실에 출근한 한 남자는
컴퓨터 앞에 앉자마자 게임을 실행한다.
마우스를 클릭하고, 키보드를 두드리며
캐릭터를 움직이고, 미션을 수행하고, 맵을 돌아다닌다.

겉보기엔 그냥 열심히 게임하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는 게임을 즐기는 게 아니라,
게임을 ‘감시’하고 있다.

버그가 생기면 기록하고,
맵이 깨지면 캡처하고,
NPC의 대사가 이상하면 즉시 리포트를 작성한다.

그의 직업은,
게임 테스터다.

겉으로는 천국, 실제론 디테일 지옥

게임 테스터라는 말을 들으면
“하루 종일 게임만 하면서 돈 받는 거 아냐?”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에 가깝다.

테스터들은 같은 구간을 수십 번, 수백 번 반복해서
‘일부러 오류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맡는다.

예를 들어,

  • 문이 열리지 않는 버그가 있는지
  • 벽을 뚫고 나가는 현상이 있는지
  • 아이템을 얻었는데 인벤토리에 저장되지 않는지
  • NPC가 이상한 말을 하는지
  • 대사가 잘리고 사운드가 밀리는지

이 모든 걸 체크하고, 정확하게 문서화해서 개발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즉, 이 직업은 단순히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게임을 ‘고장 내는 사람’이 필요한 자리다.

플레이가 아니라 반복 실험이다

게임 테스터의 업무는 플레이어처럼 자유롭게 하는 게 아니다.
사전에 정해진 테스트 시나리오가 있고,
그에 따라 정해진 시간 안에 반복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예를 들어,
‘1-1 맵에서 몬스터 5마리를 사냥한 뒤 NPC에게 퀘스트 제출 후 리워드 확인’
이라는 구간을
다양한 장비, 캐릭터, 환경 설정에서 전부 테스트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는

  • 스크린샷
  • 영상 캡처
  • 리포트 작성
  • 발생 조건 재현
    이 네 가지를 동시에 해야 한다.

그래서 이 일은 단순한 ‘게임 실력’보다는
관찰력, 기록력, 집중력이 훨씬 중요하다.

게임 테스터의 일, 이렇게 생겼다

항목내용
직업명게임 테스터, QA 테스터, 품질 검수 요원
주요 업무게임 버그 탐지, 기능 테스트, UI/UX 오류 확인, 리포트 작성
수입 수준월 180만~350만 원 (경력자·전문 QA는 연 4000만~6000만 원)
필요 역량꼼꼼함, 문서 작성 능력, 반복 업무에 대한 인내심, 협업 능력
근무 환경정해진 테스트 장비에서 근무 / 야근 가능성 있음 / 일부 재택 가능
활동 분야게임 개발사, 퍼블리싱 회사, QA 외주 전문 업체 등

게이머와 테스터는 전혀 다른 세계

게이머는 재미를 위해 게임을 한다.
하지만 게임 테스터는
‘게임이 재미있게 동작하는지’를 위해 게임을 한다.

버그를 발견했는데 재미있다고 지나가면 안 되고,
오류를 반복해서 발생시켜야만
정확한 재현 조건을 확보할 수 있다.

즉, 테스터는 ‘기획자가 의도한 대로’ 게임이 작동하는지를 검증하는 사람이며,
게임의 완성도를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보이지 않는 엔지니어다.

디지털 세상에 숨겨진 정밀 직업

요즘은 모바일 게임, 콘솔 게임, VR 게임까지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전문 QA 인력에 대한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버그로 인해 앱이 강제 종료되거나,
결제 오류가 발생하면 바로 유저 이탈로 이어지기 때문에

QA 테스터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엔
매일같이 게임 안에서
‘오류를 찾기 위한 플레이’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재미 뒤에 숨어 있는 진짜 ‘노력형 플레이어’

누군가는 하루 종일 게임만 한다고 부러워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 직업은
그 누구보다도 똑같은 장면을 지겹도록 반복하고,
제작자가 놓친 작은 오류까지 찾아내는 사람들이 만든다.

재미는 결과일 뿐이고,
그 재미를 가능하게 한 건
하루 종일 오류만 바라보며 기록한 이름 없는 플레이어들이다.

게임의 가장 완벽한 장면 뒤에는
수없이 깨진 화면과 멈춘 캐릭터를 바라본
진짜 테스트 플레이어가 있었다.
그리고 그 직업은,
게임 테스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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