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호텔 로비.
천장이 닿을 듯한 커다란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멀리서 보면 조각상 같고, 가까이 가면 달콤한 향이 퍼진다.
알고 보니, 전부 초콜릿으로 만든 작품이다.
백조, 꽃, 성당, 공룡, 사람 얼굴까지 전부 먹을 수 있는 재료로 조각된 거다.
그리고 이 모든 걸 만든 사람의 직업은
초콜릿 조각가(Chocolate Sculptor)다.
초콜릿으로 ‘조각’을 하고,
‘예술 작품’을 만들고,
‘행사 전체의 중심’을 설계하는 사람이다.

단순 제과사와는 다르다
초콜릿 조각가는 제과사와 혼동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단순한 디저트 제작이 아니라,
예술성과 설계 능력이 요구되는 고난도 작업을 한다.
기온과 습도를 고려해
초콜릿이 녹지 않도록 설계하고,
무게를 계산해 구조물의 균형을 맞추며,
대형 작품의 경우 수십 시간에 걸친 조립 작업이 필요하다.
심지어 용접 대신 초콜릿 온도 조절로 조립하고,
색소와 질감을 이용해 마치 대리석처럼 표현하는 테크닉도 사용된다.

어디서 활동할 수 있을까?
초콜릿 조각가는
보통 다음과 같은 장소에서 활동한다.
- 고급 호텔의 연말 행사나 웨딩 전시
- 백화점 오픈 행사
- 식품박람회, 디저트 전시회
- 초콜릿 브랜드의 제품 런칭
- 고급 파티나 VIP 고객 이벤트
대형 작품은 1~2주 이상 제작 시간이 걸리며,
주문 제작과 설치, 해체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는 경우가 많다.

한눈에 보는 초콜릿 조각가의 세계
항목 | 내용 |
---|---|
직업명 | 초콜릿 조각가, Chocolate Sculptor, 식품 예술가 |
주요 업무 | 대형 초콜릿 조형물 제작, 설치, 보존 관리, 행사 연출 |
수입 수준 | 프로젝트 단위 100만~1천만 원 / 프리랜서 연 수입 3000만~8000만 원 |
필요 역량 | 제과 기술, 미술 감각, 구조 설계 능력, 온도·습도 제어 능력 |
활동 분야 | 호텔, 웨딩, 기업행사, 박람회, 브랜드 광고 연출 등 |

초콜릿은 녹고 사라지지만, 기억은 남는다
이 직업의 특이한 점은
작품이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며칠 동안 제작한 대형 초콜릿 조형물은
행사 하루 만에 해체되거나, 일부는 나눠 먹는 용도로 쓰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이 짧은 전시를
오래도록 기억한다.
그만큼 임팩트 있고, 감성적인 시선을 남기는 작품이기 때문에
초콜릿 조각가는
디저트 이상의 가치,
즉 ‘경험’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푸드 아트의 진화, 손끝에서 시작된다
요즘은 단순히 “예쁘게 만들자”가 아니라
- 브랜드 이미지와 연관된 오브제
- 스토리텔링이 담긴 조형물
- SNS 확산을 고려한 포토존
같은 기획형 조각 의뢰가 늘고 있다.
그래서 초콜릿 조각가는
‘음식 만드는 사람’을 넘어서
기획자이자 연출가, 작가이자 설계자가 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일까?
이 직업은 일반 제과사 자격만으로는 어렵다.
별도의 경험과 실습이 필요하며,
프랑스·벨기에 등 유럽 파티시에 과정에서
초콜릿 조형 전공 과정을 따로 이수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호텔 제과 파트에서 경력을 쌓거나,
푸드 아트 관련 민간 과정 수료,
개인 브랜드로 성장해 SNS 기반 수주 활동을 시작하는 사람들도 점점 늘고 있다.
즉, 기초 제과 실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조형 감각과 기획력을 더해
충분히 전업 혹은 부업으로 도전 가능한 영역이다.

달콤한 조각, 짧지만 강렬한 감동을 만든다
초콜릿 조각은
먹으면 사라지지만,
보는 순간 감탄을 자아낸다.
단 한 번의 행사에서,
딱 3초 동안 사진 찍히고
한 입 베어 물린 뒤 사라질지도 모르지만
그 임팩트 하나만으로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감동을 남긴다.
그 순간을 만들기 위해
수십 시간 작업하며,
작은 틈에도 손끝을 떨며 조율하는 사람이 있다.
그 직업은,
초콜릿 조각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