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보이지 않는 사람들
도심 도로, 국도, 고속도로 어디를 가든 차에 치인 동물을 목격한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체는 몇 시간 안에 어디론가 사라진다. 누가 어떻게 치우는 걸까?
바로 동물 사체 수거 담당자가 그 일을 한다.
이들은 도시 미관과 공중위생, 운전자 안전을 위해 로드킬(Road Kill) 된 동물의 사체를 수거하고, 지정된 폐기 시설로 운반하는 작업을 전담한다.
사람들이 모르게, 조용하게, 그러나 반드시 필요한 일을 수행하는 존재다.

언제, 어디서든 즉시 출동한다
동물 사체 수거 업무는 24시간 긴급 대응 체계로 운영된다.
도로에 사체가 방치되면 2차 사고 위험이 커지고, 부패하면서 악취, 세균, 유해가스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고속도로에서는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리는 차량들이 갑작스러운 사체를 피하려다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그래서 수거 담당자는 지자체 민원 접수, 고속도로공사 신고 시스템, 경찰·소방서 연락 등을 통해
사체 발생 즉시 출동해 수거·처리 업무를 수행한다.
야간, 휴일, 비 오는 날이라도 예외는 없다.

수거 업무는 생각보다 고위험이다
단순히 동물 사체를 수거하는 일이지만, 그 과정은 위험요소로 가득하다.
특히 고속도로의 경우 차량 통행이 많고 속도가 높아 직접적인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된다.
그래서 담당자는 항상 안전 조끼, 경광등 차량, 안전 삼각대, 후방 감시자와 함께 현장에 나간다.
또한, 사체는 이미 부패가 시작된 경우가 많아 질병 전염, 냄새, 벌레, 혈액 접촉 등 위생적인 위험이 존재한다.
모든 작업은 두 겹의 장갑, 마스크, 방수 앞치마, 살균 소독제를 이용해 철저하게 수행된다.

처리 과정은 어떻게 진행될까?
동물 사체를 수거한 후에는 단순히 쓰레기처럼 버리는 것이 아니라, 법적 기준에 따라 폐기 절차를 거친다.
- 사체 종류 확인: 개, 고양이, 고라니, 너구리, 멧돼지 등 확인
- 사진 촬영 및 간단 기록: 발생 위치, 상태, 시간 등을 기록
- 지정 차량으로 운반: 냉장 또는 밀폐된 전용 차량 이용
- 지정 폐기물 처리장으로 이동: 동물 전용 소각장 또는 위생처리시설
- 일지 작성 후 보고: 위탁업체나 지자체에 결과 보고
대부분의 지자체는 이 업무를 민간업체에 위탁하며, 업체는 정기 계약과 지침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다.

감정 소모도 무시할 수 없다
물리적 위험만큼이나 심리적 부담도 크다.
사체는 때로는 고양이, 강아지처럼 사람과 가까운 반려동물이기도 하고,
때로는 임신 중인 어미 고라니, 다친 채 끝까지 도로 가장자리로 기어간 흔적이 있는 동물들이기도 하다.
현장을 마주할 때마다 담당자는 생각보다 깊은 정서적 소모를 경험한다.
그러나 이들은 감정에 흔들리지 않도록 마음의 거리 두기를 한다.
직업적 소명의식과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는 책임감으로 일한다.
“불쌍하단 생각보다, 제때 치워야 다른 동물과 사람도 안전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는 말을 현장 담당자들은 자주 한다.

이 일은 누가, 어떻게 하는가?
동물 사체 수거 업무는 각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거나, 민간 위탁 처리업체가 전담한다.
지원에 특별한 자격증은 필요 없지만, 다음과 같은 조건이 요구된다.
- 운전면허 소지: 1톤 이상 수거 차량 운전 가능
- 체력: 장시간 야외 근무 가능, 사체 수거·이동 체력 필요
- 기초 위생지식: 기본 감염병 예방 수칙 숙지
- 감정 조절력: 반복되는 현장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
- 시간대 대응 가능성: 야간, 새벽, 휴일 등 교대 가능자 우대
초기 수습 기간에는 베테랑 기사와 함께 동행하며 현장 적응 훈련을 받는다.

한눈에 보는 동물 사체 수거 담당자의 정보
항목 | 내용 |
---|---|
직업명 | 동물 사체 수거 담당자, 로드킬 처리 기사, 폐기물 위생관리 요원 |
주요 업무 | 도심·도로·고속도로 위 동물 사체 수거, 기록, 폐기장 운반, 위생 소독 |
근무 시간 | 주간·야간 교대 / 긴급 출동 대응 포함 / 월 평균 200시간 이상 근무 가능 |
수입 수준 | 월 250만~350만 원 수준 / 고속도로 대응 시 추가 수당 별도 지급 |
필요 조건 | 운전면허, 위생·감염 예방교육, 교통안전 교육 이수 권장 |
근무 형태 | 지자체 직접 고용 또는 민간 위탁업체 계약직 / 일부 정규직 전환 가능 |

이 직업의 존재 이유
동물 사체 수거는 도시에서 가장 보이지 않지만 반드시 필요한 직업 중 하나다.
사람들이 ‘누가 치우는지’ 모르게 일처리가 잘 되어 있다는 건, 이들이 그만큼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환경 위생, 도로 안전, 시민 심리, 동물 복지의 차원에서도 이 업무는 결코 단순하거나 하찮은 일이 아니다.
한 마리의 생명이 끝난 자리를 정리하고,
그 자리에 또 다른 생명이 위험하지 않도록 막는 사람들.
그들의 이름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도시가 안전하게 돌아가도록 하는 데 있어 이 직업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 일을 묵묵히, 매일같이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