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직업들

극한 중의 극한, 고압 송전탑 위에서 일하는 사람들

한 손엔 장갑, 다른 손엔 렌치.
그리고 발 아래 펼쳐진 건 구름과 산과 들판, 그리고 아찔한 송전선줄이다.
지상 100미터가 넘는 고압 송전탑 위에서,
그들은 수백만 가구의 전기를 책임지고 있다.
바로 송전선로 유지·보수 기술자, 또는 송전탑 작업자라 불리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매일 감전의 위험, 추락의 공포, 극심한 고도 스트레스와 싸우면서도 묵묵히 맡은 바 임무를 다한다.
우리가 편하게 사용하는 전기 뒤에는 이들의 땀이 배어 있는 셈이다.

‘고압 송전탑’ 위에서 하는 일은 무엇일까?

송전탑 작업자들은 전국 곳곳에 설치된 고압 송전설비를 점검하고, 수리하고, 교체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이들이 주로 하는 일은 다음과 같다.

  • 송전선의 이탈, 손상, 연결 이상 여부 점검
  • 고압선 주변의 이물질 제거 및 절연 상태 확인
  • 낙뢰, 바람, 눈 등 자연재해 후 긴급 복구
  • 송전탑 구조물의 볼트, 부식, 흔들림 체크
  • 안전한 전력 송출을 위한 정기적 유지 보수

이 모든 작업은 작업자가 직접 송전탑을 오르고, 선로를 따라 이동하며 진행해야 한다.
때문에 체력, 집중력, 담력은 기본이며, 정신력과 숙련 기술이 필수다.

가장 무서운 건 ‘감전’보다 ‘순간의 실수’

고압 송전선에는 수십만 볼트의 전기가 흐른다.
기본적으로 작업 전 전기를 차단하고 진행하지만,
일부는 전기를 흐르게 한 상태에서 직접 접촉해 작업하는 고난도 ‘활선 작업’도 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위험 요소는 늘 존재한다.

  • 작은 실수로 인한 추락 (송전탑은 수십 미터~최대 150m)
  • 전선 접촉 시 감전사 위험 (접촉 순간 사망할 수 있음)
  • 강풍, 비, 폭염에 따른 미끄러짐과 탈진
  • 정신적 압박 (고소공포증, 긴장성 근육 경직)

그래서 이 일을 하는 사람들은
“기계보다 사람이 먼저 망가진다”는 말을 자주 한다.

한눈에 보는 송전탑 작업자의 현실

이 직업은 보통 한전(한국전력)이나 한전KPS, 혹은 협력업체 소속의 전문 인력이 수행하며,
훈련받은 인력만이 투입된다.

다음은 송전탑 작업자의 주요 정보와 수입 수준을 정리한 표다.

항목내용
주 업무고압 송전선로 점검, 수리, 유지보수
필요 자격전기기능사 이상, 고소작업 안전교육 수료
소속한국전력공사, 한전KPS, 민간 협력업체
연봉 수준신입: 약 3,200만 원 / 경력자: 4,500만 원 이상 / 고난도 활선작업자: 6,000만 원~1억 원
근무 환경외부 고소작업, 폭염·한파 속 현장 대응, 전국 출장이 많음
위험 수당고소작업수당, 위험수당, 야간수당 별도 지급

고위험 직종인 만큼 고소작업 보험, 감전 특약, 사고 대비 산재보험도 필수로 가입되어 있다.

이 직업, 아무나 할 수 있을까?

송전탑 작업은 고도의 기술직이면서 동시에 ‘멘탈’이 강해야 가능한 직업이다.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춘 사람에게 적합하다.

  • 고소공포증이 전혀 없거나 극복 가능한 사람
  • 안전장비 사용에 익숙하고 반복된 훈련에 강한 사람
  • 전기 관련 기본 지식이 있는 사람
  • 지시에 철저히 따르고, 순간 판단을 빠르게 내릴 수 있는 사람
  • 더운 날, 추운 날, 비 오는 날에도 외근이 가능한 체력 보유자

입사 후에도 실전에 투입되기까지 수개월에서 1년 정도의 훈련
동료들과의 팀워크 훈련, 고소 작동 시뮬레이션 등을 반복하게 된다.

40~60대도 가능한 일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물리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 기본적인 체력과 균형 감각, 순발력이 가장 중요한 직무
  • 만약 실수로 미끄러지면 추락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 장기적으로 허리, 무릎, 손목에 무리가 많이 가는 일
  • 대부분의 기업은 40대 초반까지 신규 인력 채용, 이후엔 현장보다 교육·관리직 전환

하지만 이미 현장에서 오래 일한 경력직 기술자라면
50~60대에도 기술 지도자, 안전 관리 감독관, 교육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하루의 시작은 ‘산 위로 올라가는 것’부터

송전탑 작업자들의 하루는 이른 새벽부터 시작된다.
고온이나 한랭 조건을 피하기 위해 오전 6시 이전에 현장에 도착하는 경우가 많고,
장비 점검 후 도보 또는 헬기·차량으로 송전탑 아래까지 이동한다.

송전탑에 올라가면, 작업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하루에 2~3개의 송전구간을 점검하고, 이상이 생긴 부위를 바로 수리해야 하며,
실수 없이 내려와야 하루가 끝나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말한다.
“오늘도 무사히 내려온 것만으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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